몰타에서, 대표라는 이름으로 산다는 것

비행기를 타고 몰타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은 말했다.
“이제 좀 쉬는 거야?”

하지만 대표에게
‘쉼’은 늘 어딘가 불완전한 단어다.

몸은 몰타에 있지만
생각은 여전히 한국에 닿아 있고,
메시지 하나, 전화 한 통에
회사와 현실은 언제든 다시 눈앞으로 온다.


거리에서 나로 돌아오는 시간

몰타의 바다는 조용하다.
파도도, 햇살도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느림 속에서
나는 더 많이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그동안
‘대표로서의 나’가 아닌
‘나로서의 나’를 얼마나 잊고 살았는지
이곳에서 조금씩 깨닫는다.


CEO라는 이름의 무게

대표는 언제나 선택해야 한다.
사람을 선택하고
방향을 선택하고
책임을 선택한다.

누군가에겐
화려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 이면에는
결정의 무게와 고독이 늘 함께한다.

그래도 나는 안다.
이 길을 선택한 건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걸.

그리고 그 선택 속에서
나는 아직도 성장 중이라는 것을.


몰타에서 다시 생각하는 ‘일’

여기서는
일과 삶의 경계가 조금 더 부드럽다.

회의를 마치고
러닝화를 신고 바다 옆을 달리고,
노트를 펼쳐
다음 브랜드의 방향을 상상한다.

효율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나’가 되기 위한 삶.

그게 이곳에서 내가 배우는 가장 큰 가치다.


오늘의 나에게

조금 느려도 괜찮다.
조금 흔들려도 괜찮다.
대표라는 이름 이전에
나는 한 사람으로 살아도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조금 더 단단해질 때
대표로서의 나도
더 멀리 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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